자이니치 뜻, 재일교포와 특별영주권자의 차이

애플TV+ 드라마 <파친코>가 세계적인 흥행을 하면서 ‘자이니치(Zainichi)’라는 단어가 주목받았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 선자가 겪는 멸시와 차별, 그리고 정체성의 혼란은 전 세계 시청자들을 울렸습니다.

한국말로는 ‘재일교포’라고 번역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단순히 일본에 사는 한국인을 뜻하는 것 이상의 복잡한 정치적, 역사적 맥락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자이니치 뜻과 그들이 왜 ‘특별영주권자’라는 독특한 신분을 갖게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자이니치 뜻 대표 이미지

1. 일본에 ‘있는’ 사람들

자이니치(在日)는 ‘재일(일본에 있음)’이라는 한자의 일본어 발음입니다. 줄여서 자이니치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자이니치 코리안(재일 코리안)’입니다.

광복 당시 일본에는 약 200만 명의 조선인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징용으로 끌려왔거나 생계를 위해 건너온 사람들이었죠. 해방 후 많은 이가 귀국했지만, 생계 터전이 일본에 있거나 한반도의 정치적 혼란(분단, 전쟁)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고 남은 60여만 명이 자이니치 1세대가 되었습니다. 즉, 자이니치는 유학이나 취업으로 최근에 건너간 ‘뉴커머(New Comer)’와 달리, 일제강점기부터 대를 이어 일본에 정착한 ‘올드커머(Old Comer)’를 지칭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2. 국적이 없는 사람들, 조선적(朝鮮籍)

자이니치의 국적 문제는 매우 복잡합니다. 일본 패망 후 이들은 일본 국적을 박탈당했습니다. 당시 한반도는 남북으로 갈라지기 전이었기에 이들에게는 ‘조선(Chosun)’이라는 국적이 임시로 부여되었습니다.

이후 대한민국(남한) 정부가 수립되면서 많은 자이니치가 ‘한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분단된 조국을 인정하지 않거나 북한을 지지하는 일부는 국적 변경을 거부하고 ‘조선’ 국적을 유지했습니다. 이를 ‘조선적’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조선’이라는 나라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는 점입니다. 일본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조선적을 가진 자이니치는 사실상 무국적자 취급을 받으며 여권 발급이나 해외여행에 큰 제약을 받습니다.

3. 특별영주권자라는 꼬리표

일본 정부는 식민 지배의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자이니치와 그 후손들에게 ‘특별영주권’이라는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이는 일반 외국인 영주권보다 추방 요건이 까다롭고 거주 권한이 강력하지만, 여전히 ‘외국인’ 신분입니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 일본어가 모국어임에도 불구하고 투표권이 없고, 공무원 임용에 제한을 받으며, 보이지 않는 사회적 차별(취업, 결혼 등)을 겪습니다. 최근에는 3세, 4세로 내려오면서 편의를 위해 일본으로 귀화하는 비율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자이니치가 한국(또는 조선) 국적을 유지하며 자신의 뿌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나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 등이 대표적인 자이니치 출신 유명인입니다.

마치며

자이니치 뜻은 식민지와 분단이라는 우리 역사의 비극이 낳은 ‘경계인’입니다.

그들은 일본인도 아니면서, 고국인 한국에서도 ‘반쪽발이’라며 환영받지 못했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마 <파친코>를 통해 그들의 삶이 재조명된 만큼, 이제는 차별의 시선이 아닌 역사의 증인으로 그들을 바라봐야 합니다.

자이니치는 한국말을 잘하나요?

세대마다 다릅니다. 1세대는 한국어가 능숙했지만,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3~4세대는 한국어를 거의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민족학교(조선학교 등)를 다니며 우리말을 배우기도 합니다.

왜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나요?

개인의 선택이지만, 많은 자이니치가 일본 국적을 취득하는 것을 ‘민족적 패배’나 ‘굴복’으로 여기는 정서가 있었습니다. 일본 사회의 차별에 맞서 자신의 뿌리를 지키겠다는 자존심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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